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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대박?

작성자 : 김무연 원장 작성일 : 2014.11.19

한 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 난 해양경찰 간판 떼어내는 사진을 보면서 세월호 침몰로 인해 유가족은 물론 온 국민이 받은 충격과 상처가 저렇게 해서 치유될 수 있을까 우려가 되었습니다. 그러는 한편 중국어선 단속 중에 바다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해경 유자녀가 저 사진을 보게 되면 어떤 심정일까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세월호와 해경처럼 동전의 양면이어서 어쩔 수 없이 서로 명암을 달리하며 우리의 입장 선택을 난처하게 하는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실종자 수색에도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한 해가 저물기 전에 어떻게든 정리를 하고 마무리를 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이 역시 동전의 양면이겠지요.

사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연초에 가장 대단했던 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다!> 선언이었습니다. 대박이란 말이 좀 품위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영어로 번역을 뭐라고 해야 하는 지도 어려워서 Bonanza 니 Zack pot 이니 말이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건 남북 통일과 관련해 일반 국민들이 가지고 있던 정서를 한방에 바꾼 효과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전에 통일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에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라는 노래였을 거고 우리는 한 핏줄이라는 민족 공동체 개념이었을 거고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올림픽 개막식에 입장했던 선수단 모습이었을 겁니다. 그러는 동시에 머리 속 한 편으로는 그간 수없이 자행된 북한의 만행과 지도자의 추문, 3대 세습한 철부지의 우스꽝스런 헤어스타일 등이 떠올라 통일은 고사하고 도저히 상종 못할 못난 이웃 같은 느낌도 
받고 그랬습니다.

그러던 통일에 대해 민족적, 정치적 시각이 아닌 경제 논리로 한번 생각해보자는 화두를 던진 것이 <통일 대박론> 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남북 간에 군사적 위협을 제거하고 치안을 유지하는 사회 안전 비용부터 북한 주민의 생활 수준을 향상 시키는데 필요한 경제 발전 비용 그리고 남북 간에 교육과 제도를 통합하는 사회 통합 비용까지 합치면 보통의 계산기로는 계산이 불가할 정도로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그 혜택은 대부분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통일에는 경제적인 이득도 따라 옵니다. 당장 국방예산이 연간 38조원인데 그게 확 줄어들 것이고 2년 군복무 하느라 손해 보는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청춘의 시간을 벌게 될 것입니다. 남북간 군사적 위협이 없어지니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도 높아질 것이고 무엇보다 북한에 묻혀 있다는 엄청난 철광석과 무연탄도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대륙과의 육로 연결도 가치가 크고요. 이런 경제 발전으로 인한 혜택은 사실상 남한 주민들이 누리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공평하지요.

통일로 얻어지는 이득에서 들어가야 할 비용을 빼 보니… 그간은 막연히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 먹여 살리려다 우리가 다 망한다는 정도로 느끼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가 대박날 것이라고 대통령께서 선언을 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미래니까 그리고 다 예상이니까 정확히는 아무도 모릅니다. 통일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그것도 점차적인 북한의 개혁 개방을 통해 스스로 어느 정도 경제도 발전시키고 하다못해 산에 나무라도 좀 심은 다음에 이뤄지는 경우와 어느 날 갑자기 불이 붙어 서로 난타전 끝에 한쪽이 항복해서 통일이 이뤄지는 경우는 비용이 크게 다를 것입니다. 물론 우리 모두는 당연히 평화적 점진적 통일을 원할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저출산 고령화 이런 고민 많이 줄어들 정도로 노동력도 많이 공급되고 취업난에 미래가 꽉 막힌 지금의 청춘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인구 2500만 명의 은둔 국가가 문을 새로 넓게 열면 많은 고용과 투자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기득권 층이 쌓아 놓은 수많은 장벽 밖에서 돌고 돌다가 지쳐 떨어지는 현재의 팍팍한 인생 살이에 지친 많은 분들에게 통일은 대박일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기대를 합니다.

독일의 예에서 보자면.. 통일 후 서독 지역의 의사가 동독 지역에 거주하면서 환자를 돌본 경우 서독의 보험 수가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험공단에서 받았습니다. 북한에 의료시설이 부족하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은 걸 감안하면 통일 후 북한 지역에 진출해 환자를 돌보는 것은 북한 주민 못지않게 진출하는 의사에게 경제적인 이득도 크게 안겨줄 것 같습니다.

금전 문제를 떠나서도 이왕이면 환자에게 고마운 존재이고 싶고 더 손길을 필요로 하는 환자를 만나고 싶은 게 모든 의사의 공통된 소망이니 아마 많은 분들이 자원을 할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습니다. 졸릴락 말락 한 오후 시간에 즐거운 상상 한번 해보았네요..